배추가 금추다.
이제는 그것도 부족해 배추가 ‘다이아추’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올해 김장파동이 예상되는 말이다.
고추, 마늘 등 양념값 인상으로 인해 김장파동이 있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김장의 주 재료인 배추값 폭등으로 인한 김장파동이 예상되 서민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는 이유다.
이상기온과 태풍, 폭우 등으로 인해 채소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배추 한 포기에 15,000원이 넘고 상추, 시금치 한 단에 4,000원이다.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김치가 사라지고,
마트에서는 포장김치가 동이났다는 얘기가 뉴스의 해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아래사진은 2년전 초겨울 강원도 홍천의 어느 들녘에서 촬영한 배추밭 풍경이다.
배추값 폭락으로 추수를 하면 오히려 인건비가 나오지 않아 손해를 보기 때문에
그냥 밭에 버려져 얼어 죽은 초라한 신세였던 배추의 모습이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배추는 금추로 화려환 인생 역전을 한 귀하신 몸이 되었다.
배추가 온전한 일생을 다하기 위해서는 6번 죽어야 한단다.
맨처음 밭에서 뽑히면서 뿌리와 몸통이 잘려 첫 번째 죽을 맞고,
두 번째는 통배추가 반으로 나누어지면서 죽고,
세 번째는 소금에 절여지면서 죽고,
네 번째는 매운 고춧가루와 짠 젓갈 등 양념에 버무려 지면서 죽고,
다섯 번째 장독대에 담겨 땅에 묻혀 다시한번 죽고,
마지막으로 사람의 치아에 압사 당해 최후를 맞는다.
그런데 이곳의 배추는 단 한번 밭에서 얼어 죽고 만다.
여서번 죽는 온전한 배추의 일생에 비하면 너무도 초라한 일생이다
농부들의 마음은 아마도 배추밭의 고랑 깊이 만큼 근심의 골도 깊어 졌을 것이다.
그러나 배추가 금추가 되어도 생산자인 농부들에게는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
들녘의 다른 농작물들은 가을걷이가 끝났지만 배추만이 홀로 철지난 들판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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