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가천 다랑이마을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전날 서둘러 통영과 남해일정을 마무리하고 밤 늦게 예약한 펜션에 여장을 풀 수 있었다. 다음날 빗소리에 눈을 뜨고 맞이한 남해의 아침, 전날 밤 어두워서 보이지 않던 창밖의 풍경은 봄비와 함께 흐릿한 남해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서둘러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서 숙소에서 바로 이웃한 가천 다랑이마을을 찾았다.
남해의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달리면 섬의 끝자락에 가천 다랑이 마을이 있다. 가천 다랑이 마을은 바다로 이어지는 계단식 밭에는 파란 마늘과 곳곳에 심어놓은 노란 유채꽃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섬 끝자락 가천마을은 절벽 위로 아슬아슬하게 해안도로가 나 있고, 도로 밑에 밭과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벚꽃과 유채 등 봄꽃이 아름답게 피어난 마을 끝자락은 코발트 빛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있어 이국적인 정취를 더해준다. 설흘산과 응봉산을 등에 업은 가천마을 108개의 계단식 밭은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명승 제15호로 지정되어 있다. 예전에는 이곳이 논이었으나 지금은 주로 수익이 높고 손이 덜 가고 소득이 높은 마늘을 심어놓은 밭으로 변해 있다. 이제는 가천 다랑이논이 아니라 다랑이밭이 옳은 표현이다.
또 가천마을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와 <인디안 썸머>가 가천폐교에서 촬영됐고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도 이곳에서 찍었다. 최근에는 종편 TV드라마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가 이곳 가천다랑이 마을에서 촬영됐다.
▲ 우리가 묵었던 펜션
▲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언덕에는 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 비오는 날 가천마을 전경
▲ 바다와 연결된 계단식 논이 푸른 남해바다와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 가천마을 이정표
현재 가천미을은 6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30여 가구가 민박을 하고 있다.
▲ 가천분교 앞 포토존
가천마을을 다니다 보면 곳곳에 전망좋은 장소에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가천 다랑이 논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포인트다
▲ 가천분교로 들어가는 교문 앞에 서 있는 커다란 벚나무
▲ 비가 와서 더 좋다
비오는 날의 여행은 조금 불편할지 모르지만 운치가 있어 더 좋다.
그래서 일부러 비오는 날 이곳을 찾기로 했는지 모른다.
이제는 폐교가 된 가천분교 교정의 벚나무는 화사하게 피웠던 꽃잎을 봄비에 떨구고 있다.
▲ 비내리는 교정
타임머신을 타고 아련한 추억속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애국조회시간 애국가와 교가를 함차게 부르던 어린학생들의 소리가 들리는 둣하다.
▲ 봄비에 떨어진 꽃잎
▲ 골목길을 거닐다보면 정겨운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 시골할매 막걸리
▲ 식당 안 모습
▲ 금강산도 식후경
숙소에서 조금 일찍 서둘러 짐을 챙겨 나왔지만 숙소 부근에서는 마땅히 아침 식사 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숙소에서 바로 이웃해 있는 가천마을을 먼저 둘러보고 나가면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마을을 둘러보다가 '시골할매 막걸리'란 간판을 보고 들어갔는데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비를 맞아 춥고 배고프던 차에 따뜻한 국물이 있는 해물 칼국수와 해물 부추전을 시켜 아침 식사를 했다.
해물칼국수 7,000원, 해물부추전 12,000원, 멸치쌈밥 10,000원, 멍게비빔밥 10,000원, 유자잎막걸리 3,000원
▲ 해물칼국수
▲ 가천 암수바위(경상남도 민속자료 제13호)
또 이곳에서 놓치지 말고 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마을 초입에 있는 암수 미륵바위다.
이곳 사람들은 이 암수바위를 미륵불이라고도 부르는데 숫바위를 숫미륵, 암바위를 암미륵이라고 한다.
숫미륵은 남성의 성기와 닮았고, 암미륵은 만삭이 된 여성이 비스듬히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또 여기서 기도를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 암바위
▲ 꽃을 단 여인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은 누구인가요?
▲ 해안선과 이어진 가천마을
▲ 다랭이 지게길
다랭이 지게길은 옛날 지게를 지고 땔감과 곡식을 지고 나르던 길을 복원해 놓은 곳이다.
▲ 바리스타김 카페
이곳은 예전 가천분교가 있던 자리로 가천마을에서 비교적 넓은 공간으로 지금은 '바스타김'이란 카페와 펜션으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란 종편 TV 드라마 촬영 세트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그래서 카페 후문은 드라마 주인공인 '고봉실과 서준석'이란 문패가 붙어 있다.
가천마을 중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으로 가천마을을 가면 이곳에서 인심좋은 바리스타김의 커피 한잔할 것을 강추한다.
▲ 바리스타김이 촬영한 인증 샷
▲ '짝'이란 프로도 이곳에서 촬영했는지 대문에 사진이 붙어있다.
2013. 남해 ⓒ핫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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